동부 주택가서 인질극 벌이다 경찰과 대치
유탄 추정 탄환 인근 주택 관통…주민들 충격
밴쿠버 동부의 한 조용한 주택가에서 인질극을 벌이던 가택침입범이 경찰 총격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대응 과정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탄환이 인근 주택을 관통하면서 자칫 더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해 주민들이 충격에 빠졌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8일 밴쿠버 동부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발생했다. 한 남성이 주택에 침입해 거주자 가운데 한 명을 인질로 붙잡았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총격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밴쿠버 경찰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당일 밤 9시경 커머셜 스트리트 3600블록에서 가택 침입이 진행 중이라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고 밝혔다. 출동한 경찰관들은 주거지에 무단 침입해 주민을 인질로 잡고 있던 남성과 대치했다.
대런 웡 경찰관에 따르면, “폭력적인”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대화를 시도했으나, 결국 인질범을 향해 “총격을 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고 “인질범은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인질로 잡혀 있던 주민은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후 퇴원했으며, 피해를 입은 경찰관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의 직무 수행 중 발생한 사망 사건을 독립적으로 조사하는 시민 감시 기구인 BC독립수사청(IIO)은 9일 보도자료에서, 당시 밴쿠버 경찰이 해당 블록의 뒷마당을 가로질러 도망치는 한 남성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고 밝혔다. 또한 인질극이 벌어지는 동안 이 남성이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으나, 이 무기의 종류가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웃 주민은 사건이 발생한 주거지가 1층짜리 단층 구조로, 정문은 안뜰을 향하고 있고 그 뒤로 또 다른 주택들이 골목을 마주 보고 있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한 이웃 여성은 경찰이 도착했을 당시 골목 전체를 에워쌌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여성은 여러 발의 총성을 들었지만 정확히 몇 발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밴쿠버 경찰청은 9일 이웃집 유리가 박살 난 것이 경찰이 쏜 탄환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없으며, 이번 수사와 관련된 모든 추가 질문은 IIO로 문의하라고 말했다. IIO 측은 이번 조사의 목적이 민간인의 중상 또는 사망과 경찰의 대응(또는 불이행)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과 행인 대부분은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치안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내지는 않았다. 사건 현장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사는 폴 모스타드 씨는 사건 당일 저녁 산책을 하던 중 사이렌 소리가 울리기 몇 분 전, 거리에서 혼잣말을 하며 극도로 불안해 보이는 한 남성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가 나중에 집으로 돌아왔을 때 거리는 이미 경찰차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이 지역은 원래 매우 조용한 곳”이라며 “어두워진 후에 걸어 다녀도 불안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