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18일 ThursdayContact Us

메트로 밴쿠버 ‘쓰레기 배출 실태’ 도마 위에

2026-06-18 11:55:34

 “음식물·재활용품 혼합 배출 여전”

메트로 밴쿠버 주민들의 쓰레기 배출 습관에 대해 조명한 새로운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보고서에는 긍정적인 신호와 함께 여전히 개선이 시급한 과제들이 동시에 담겼다.

메트로 밴쿠버 친환경 위원회에 제출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일회용 비닐봉지나 스티로폼 컵, 테이크아웃 용기 등 법적으로 금지된 품목의 배출량은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반 가정과 상업 시설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봉투 속에서는 여전히 퇴비화가 가능한 음식물 쓰레기(유기물), 종이, 플라스틱 등이 다량 발견되고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보고서는 “비닐봉지나 스티로폼 제품 등 규제 대상 일회용품의 유입은 줄어든 반면, 플라스틱·종이 컵이나 일반 테이크아웃 용기 등 규제 대상이 아닌 품목의 배출량은 오히려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2025년 중 수 주 동안 지역 내 쓰레기 처리 시설로 들어오는 가정 및 상업·기관발 쓰레기 샘플을 무작위로 분석한 결과다. 연구의 목적은 쓰레기 감량 정책의 진척 상황을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며, 고체 폐기물 관리 계획 수립을 위한 기초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있다.

테리 풀턴 메트로 밴쿠버 수석 프로젝트 엔지니어는 “분석 결과를 보면 일회용품 금지 규제가 확실히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규제 외 품목들의 혼합 배출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쓰레기 속에 포함된 음식물 쓰레기 등 유기물의 비율은 2024년 22%에서 2025년 25%로 소폭 상승했다. 플라스틱류의 혼합 배출 역시 2022년 17%에서 2025년 20%로 ‘지속적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보고서는 “쓰레기 통에서 발견되는 플라스틱은 주로 유연 플라스틱(비닐류), 합성 섬유, 단단한 플라스틱 용기 등”이라며, “이는 소매 시장에서 식품 및 제품의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이 늘어난 추세와 일치한다”고 짚었다.

풀턴 엔지니어는 식빵 봉지 같은 유연 플라스틱 비닐류는 밴쿠버 내 아파트 단지에 마련된 핑크색 수거함이나 제로 웨이스트 센터를 통해 분리 배출해야 하며, 단단한 플라스틱 용기는 파란색 재활용 상자(블루 박스)에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회용 플라스틱 중에서 플라스틱 컵과 테이크아웃 용기가 일반 쓰레기로 그냥 버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모두 파란색 재활용 수거함으로 가야 할 품목들이다.

종이류 쓰레기의 비중도 2023년 14%에서 2025년 21%로 껑충 뛰었다. 주로 음식물이 묻은 종이, 박스 조각, 재활용이 불가능한 종이류가 원인이었다. 재활용이 안 되는 종이로는 패스트푸드 포장지, 내부에 플라스틱 코팅이 된 종이, 뽁뽁이(에어캡)가 내장된 서류봉투 등이 꼽힌다. 풀턴 엔지니어는 음식물이 묻은 종이는 지역 내 녹색 음식물 수거함(그린 빈)에, 종이 박스는 혼합 종이용 노란색 수거 가방에 분리 배출해 줄 것을 당부했다.

다만, 그는 최근의 유기물, 플라스틱, 종이 쓰레기 증가세를 성급히 장기적인 트렌드로 단정 짓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현재 주민 의견 수렴을 진행 중인 ‘2026 고체 폐기물 관리 계획(안)’에 따르면, 메트로 밴쿠버는 오는 2036년까지 시민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을 10% 감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대시민 교육을 강화하고 쓰레기 속 유기물 유입을 막기 위한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메트로 밴쿠버는 지난 2015년부터 쓰레기 매립 시 유기물 반입을 금지하는 강력한 정책을 펴온 덕분에 북미 전체에서 쓰레기 감량 및 재활용 부문의 선두 주자로 꼽힌다. 풀턴 엔지니어는 “유기물 배출량은 수년에 걸쳐 실제로 꾸준히 감소해 왔지만, 여전히 일반 쓰레기봉투 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골칫거리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특히 아파트, 콘도 등 공동주택이나 일반 기업들의 경우, 단독주택에 비해 음식물 쓰레기 분리 배출 참여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주택 거주자들의 경우 분리 배출의 번거로움이나 음식물 쓰레기 특유의 ‘불쾌함’이 장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풀턴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생활 속 팁으로 ▲음식물 수거함 바닥에 신문지나 종이봉투 깔기 ▲수거함을 냉장고나 냉동고에 보관하기 ▲밀폐 뚜껑 사용하기 등을 제안했다. 또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기 전 키친타월로 한 번 감싸서 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와 함께 메트로 밴쿠버는 향후 아파트나 콘도를 설계할 때 주민들이 재활용 및 쓰레기 분리 수거장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건축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풀턴은 “가장 좋은 방법은 애초에 음식물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것”이라며, “남은 음식을 활용해 요리하고, 장보기 메모를 작성하는 소박한 습관들이 환경을 지키는 것은 물론 지갑 사정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광역 지자체 차원의 위원회에서 법적 규제안을 직접 발의할 수는 없지만,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품 사용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등 장기적인 계획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