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3일 TuesdayContact Us

연방-주정부 미분양 콘도 2,200호 매입…‘서민 주택’ 전환

2026-06-23 11:46:12

마크 카니 총리와 데이비드 이비 BC주 수상은 18일 밴쿠버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미분양 콘도 2,200여 가구를 저렴한 서민형 주택으로 개조해 공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개발부담금도 최대 50%까지 인하
정치권· 주택 전문가 일제히 반발

 

연방정부와 BC주 정부가 시중에 남아도는 미분양 콘도 유닛을 직접 매입하여 서민형 임대주택(어포더블 하우징)으로 전환하는 파격적인 주택 대책을 내놓았다.

마크 카니 총리와 데이비드 이비 BC주 수상은 지난 18일 밴쿠버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10년간 ‘지역사회 강화 기금’을 통해 BC주 지역 인프라와 주택시장에 5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콘도 전환을 위한 연방-BC주의 파트너쉽’이다. 정부는 혁신적인 금융 메커니즘을 총동원해, 현재 매수자가 없어 비어 있는 미분양 콘도 2,200여 가구를 전격 확보한 뒤 저렴한 서민형 주택으로 개조해 공급할 방침이다.

연방 총리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 방식은 새로운 주택을 처음부터 짓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주택 공급을 늘리는 길”이라며, “그대로 두면 향후 몇 년간 공실로 방치될 주택을 활용해 BC주의 주민들이 원하는 집으로 가장 신속하게 입주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데이비드 이비 주 수상 역시 “이미 완공된 기존 주택 재고가 눈앞에 있고, 생애 첫 집 마련을 간절히 원하는 주민들이 있지만 단지 치솟은 가격을 감당하지 못해 입주하지 못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 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주택 건설 활성화를 위해 개발사들이 지방자치시에 내는 개발부담금을 최대 50%까지 인하해 주기로 했다. 이를 통해 건축업자들은 가구당 최대 4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되며, 이에 따른 지자체의 상하수도 및 도로 등 인프라 공백은 정부 재원으로 보존된다.

잘못된 사업 판단에 대한 구제금융”

정부의 이 같은 발표 직후, 야당과 주택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서 가격을 내리지 않고 버티는 건설업계를 과도하게 지원해 주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피에르 폴리에브 보수당 당수는 21일 오후 밴쿠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계획은 개발사들을 위한 ‘구제금융’ 에 불과하며 즉각 취소되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폴리에브 당수는 “개발사들은 부동산 거품이 한창이던 시기에 콘도를 짓기로 결정했고, 지금은 거품이 꺼진 시점에 집을 팔고 있다. 리스크를 감수한 사업 판단이 실패한 것뿐”이라며, “진정한 혁신적 금융 도구는 누군가 살 수 있는 수준이 될 때까지 시장 가격이 자연스럽게 내려가도록 놔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카니 총리를 향해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여 결국 국민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려 한다”며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누군가는 그 손실을 메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시계획가이자 사이먼프레이저대학교 시티 프로그램 디렉터인 앤디 얀 역시 “이 조치가 주택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진정한 방안인지, 아니면 일부 개발사들의 잘못된 사업 선택에 따른 손실을 메워주는 구제금융인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현재 메트로 밴쿠버의 미분양 준공 후 공실 콘도는 캐나다주택금융공사(CMHC) 지난달 기준 4,376호로, 전년 동기 대비 76%나 급증한 상태다. 시장 일각에서는 정부가 이 미분양 물량을 시장가보다 낮게 대량 매입(벌크 매입)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으나, 카니 총리는 구체적인 매입 단가 산정 방식에 대해서는 언급을 아꼈다.

한편, 포일리에브 당수는 정부의 매입 안을 폐기하는 대신 건축 허가 규제를 혁신적으로 단축하고 주택 건설에 부과되는 모든 연방세를 면제하는 등 공급 측면의 근본적인 세제 혜택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