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방임 혐의 부모 처벌 기로에
발견 당시 “마치 말기 암 환자 같았다”
5년 전 던컨에서 발생한 6세 여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피고인인 아버지 측 변호인이 이번 사건을 “사회가 낳은 엄청난 규모의 구조적 실패” 라고 규정했다.
현재 부모인 피터 조와 바네사 대니얼스는 지난 2021년 4월 9일, 딸 다이아나 대니얼스(당시 6세)를 영양실조와 관련된 혈전증으로 숨지게 한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 측은 이들이 딸이 아픈 것을 알고도 의료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형사상 과실에 의한 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에게 유죄가 선고되려면, 아픈 아이에게 의료 처치를 제공하지 않은 행위가 통상적인 부모라면 취했을 행동에서 현저하고 중대하게 벗어난 수준이었다는 점을 검찰이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아버지 조의 변호를 맡은 사라 러니언 변호사는 지난 주 최종 변론에서 “당시 아이의 증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나타났는지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따라서 일반적인 부모가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을지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러니언 변호사는 아이가 한동안 걷는 데 어려움을 겪고 다리가 붓는 증상을 보였으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시점이 언제 인지는 알 수 없으며, 심지어 사망 당일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건 당일 저녁, 아버지는 딸이 의식을 잃었다며 911에 신고했다. 아이는 즉시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의료진은 끝내 심폐소생에 실패했다. 재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경찰, 구급대원, 의사 등은 사망 당시 아이의 몰골이 극도로 참혹했다고 증언했다. 한 경찰관은 “마치 말기 암 환자 같았다”고 진술했다. 당시 다이아나는 머리카락이 심하게 빠져 있었고, 피부 곳곳에 상처가 있었으며, 등에는 뼈가 드러날 정도의 욕창이 발견된 상태였다.
폴 배틴 검사는 최종 논고에서 “아이가 여섯 번째 생일날 빅토리아에서 치료를 받던 어머니가 방문했음에도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라며 “부모는 적어도 사망 한 달 전부터 아이의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다이아나가 마지막 한 달 동안 다리 통증을 호소했고, 안아 올릴 때마다 비명을 질렀으며, 유모차에 의존해야 할 정도로 상태가 지속적으로 악화되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사망 당시 이들 가족은 부모와 걸음마를 떼지 못한 남동생, 그리고 조산으로 태어난 갓난아기 여동생까지 총 다섯 식구가 방 한 칸짜리 모텔 객실에서 미등록 상태로 거주하고 있었다. 대니얼스는 임신 합병증으로 인해 빅토리아의 한 병원에서 예기치 않게 몇 주간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고, 다이아나가 숨지기 약 일주일 전 에야 던컨으로 복귀한 상태였다고 변호인은 설명했다.
특히 2021년 4월 당시, 원주민 자치구인 코위찬 부족은 강력한 코로나19 봉쇄 조치와 함께 자택 대기 명령을 내린 상태였다. 러니언 변호사는 “지역 아동보호기관이 이들 부모에게 집중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역 규제 탓에 담당 사회복지사들이 수시로 바뀌며 제대로 된 대면 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경찰 조사에서 조와 대니얼스는 서로를 사랑 많고 헌신적인 부모라고 표현했으며, 딸을 ‘공주님’이라 부르며 아꼈다고 진술했다.
부검을 진행한 법의학 전문의는 아이의 위에서 음식물이 발견된 점으로 보아 사망 몇 시간 전에도 식사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911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과 경찰은 가스레인지 위에 요리된 마카로니가 있었고, 냉장고에도 음식이 가득 차 있었다고 확인했다.
아버지는 경찰 조사에서 사망 당일 아침 다이아나가 가족들과 함께 깨어나 과일을 먹고 목욕을 했다고 진술했다. 아이가 몸이 좋지 않자 부모는 단순 독감으로 생각하고 해열제를 먹이는 등 자체적으로 간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아이의 체내에서는 이부프로펜 성분이 검출되었고, 객실 내에서도 어린이용 모트린 약통이 발견되었다.
이들 부부는 딸이 숨진 지 약 3년이 지난 2024년 1월에야 체포되었다. 변호인은 피고인 조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듯 일상적인 삶의 기술을 발휘하는 데 서툴고 “지적 능력이 다소 미숙한 인물”이라고 대변했다. 그는 운전면허 교육 과정을 극도로 힘들어했고,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했으며, 시간 관념이나 날짜를 기억하는 데 심각한 인지적 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예컨대 아내가 빅토리아에서 출산할 당시 ‘자닌’이라는 사람의 집에 머물렀다고 진술했으나, 실제로는 환자 가족 임시 숙소인 ‘재니스 플레이스’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약 2주간 진행된 이번 배심원 없는 단독 재판은 지난 2일 모두 마무리됐다. 사건 심리를 맡은 로빈 베어드 대법관은 추후 별도의 기일을 정해 최종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