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2일 WednesdayContact Us

“청소년 여름 알바, 대기업보다 동네 소상공인이 답”

2026-07-22 13:10:35

10대들에게 여름 알바는 오랫동안 하나의 '통과의례'로 여겨져 왔다. 용돈이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소통 능력, 시간 관리, 문제 해결 능력 등 교실 밖의 사회성을 배우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대형 프랜차이즈선 ‘묵묵부답’

가족 경영 소기업서 찾아

여름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던 올리비아 니콜슨(16.칠리왁)은 패스트푸드점, 마트, 카페 등에 지원서를 넣었지만 단 한 곳에서도 연락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한 작은 개인 사업장에 이력서를 내고서야 첫 면접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니콜슨은 “대부분의 가게는 답장조차 없었다”고 털어놨다. 현재 니콜슨은 도로변 가판대에서 지역 특산물인 칠리윅 옥수수를 판매하는 전형적인 여름 알바를 하고 있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제법 괜찮은 시급을 받으며, 근무 시간도 고정적이고 또래 청소년들과 팀을 이뤄 일한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은 니콜슨은 현재 BC주의 수많은 청소년이 그토록 원하지만 찾지 못해 애태우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최근 BC 비즈니스 위원회(BCBC)의 분석에 따르면, 청소년의 노동시장 참여율은 2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인구는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15~24세 취업자 수는 2019년과 비교해 약 5만 1,000명이나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좁아진 취업문 속에서도 청소년 구직자들이 소상공인 사업장에서는 심심치 않게 취업에 성공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경기 침체 여파가 민간 부문 전반에 미치고 있지만, 10대들에게는 여전히 동네 소기업이 가장 유망한 돌파구라는 의미다.

캐나다독립사업자연맹(CFIB)의 정책 분석가 몰리 매코맥은 많은 소상공인이 지역 청소년을 고용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매코맥은 “소상공인들은 그것이 지역사회를 위해 자신들이 해야 할 역할임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기업이나 프랜차이즈는 주로 온라인 지원을 유도하는 반면, 소기업들은 직접 찾아와 이력서를 내미는 대면 지원자에게 훨씬 긍정적으로 반응한다고 덧붙였다.

동갑내기인 브리나 다우(16) 역시 같은 방식으로 ‘스파크스 콘 바른’에서 첫 직장을 구했다. 다우는 니콜슨처럼 이 업체의 상징인 녹색과 노란색 드라이브스루 가판대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용돈을 직접 벌고 차를 살 돈을 모으기 위해 일을 시작했다는 다우는 “옥수수 품종부터 과거와 현재의 가격 차이까지, 옥수수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며 웃어 보였다.

그녀는 “이 일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데 큰 자산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붐비는 가판대 중 한 곳에서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다우는 손님들과 대화 나누는 것이 가장 즐겁다고 한다. 종종 단골손님들이 팁 대신 건네는 체리 한 상자나 육포 한 봉지 같은 뜻밖의 선물도 소소한 기쁨이다.

하지만 매코맥 분석가는 최근 소상공인들이 ‘생존’ 자체에 집중하게 되면서 일부는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우려했다. 이는 청소년 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 고용주, 나아가 BC주 경제 전반에 체증을 안기는 요인이다.

10대들에게 여름 알바는 오랫동안 하나의 ‘통과의례’로 여겨져 왔다. 용돈이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소통 능력, 시간 관리, 문제 해결 능력 등 교실 밖의 사회성을 배우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여름 알바 사회성을 배우는 기회

방학 동안 자녀들이 온종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화면만 붙잡고 있는 모습을 봐야 하는 부모들의 속도 타 들어 간다. 일부 학부모들은 지역 페이스북 커뮤니티에 자녀의 일자리를 구하는 조언을 구하는 글을 올리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실업이 장기화되면 고용주와 지역 경제 역시 타격을 입는다고 경고한다. BC 비즈니스 위원회의 자이로 유니스 정책 이사는 “경제학자가 아니어도 알 수 있는 사실”이라며 “취업을 못해 낙담한 자녀를 둔 부모나, 6개월째 구직 활동을 해도 자리를 못 구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현실이 고스란히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들이 제시간에 출근하기, 상사의 지시 따르기, 돈 관리 등 미래 자산이 될 귀중한 경험과 교훈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니스 이사는 “이러한 기회의 상실은 청소년 개인의 손해를 넘어 주민 전체의 손실로 이어지는 깊은 수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청소년들은 소비하는 공공서비스보다 더 많은 세금을 기여하며, 이들의 넘치는 에너지와 새로운 아이디어, 뛰어난 디지털 역량은 기업에 큰 활력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청소년기에 책임감과 기회가 주어지는 소기업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 향후 스스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 확률도 높다.

현재 이 업체에서 인사 관리와 수십 곳의 가판대 배송 조율, 현장 감독을 맡고 있는 엠마 다우(20)는 대학생이다. 그녀 역시 과거 길거리 가판대 알바로 시작해 올해로 이 회사에서만 일곱 번째 여름을 맞이했다. 인사 및 스케줄 관리 총괄 업무를 제안 받았을 때 과감히 도전했다는 그녀는 “일이 워낙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라며 만족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