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전재민 날마다 오는 하루처럼 날마다 솟아 오른 태양 강물에 비친 네 모습이 너무 황홀해 한순간도 놓칠 수 없어 설레는 가슴 숨을 참아가며 침을 꿀꺽 삼키며 온전히 이 순간 너에게만 구름이 다가와도 무섭지 않아 소나기가 내려도 괜찮아 보릿가리 안에 두 손 꼭 잡고 무지개 뜨는 마을 보듯 아침마다 찾아오는...
밴쿠버 정착기 1975년 이민창구가 어려웠던 시절 4살된 딸과 18개월된 아들, 우리 4식구가 밴쿠버에 정착하였다. 고용된 회사와의 고용 계약이 끝나갈 무렵인 1980년말경, 밴쿠버 현지에 거주하시는 교포분들이 진짜 기술자가 이민 왔다고 하면서 자기 차들을 수리하려고 제가 고용되어 있는 회사로 찾아오시는 교포분들이 많아져서 회사에서는 지정된 시간대에는 따로 도와드리기가 어려워 일과 후 현지인 직장 동료집 가라지에서 원하시는 분들의 차량을 하나씩 수리해 드리면서 작은 보람을...
누군가 보고 있다 누군가 나를 보고 있다 방을 둘러보아도 아무도 없다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뿐이다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볼 때 거울 속에서 눈이 마주친 나밖에 없었는데 내가 따라 나와 나를 보고 있는 걸까? 거울 속의 나는 내가 볼 때만 나를 본다. (내가 보지 않을 때도 나를 보는지 알 수 없지만 내가 보지 않기 때문에 나는 모른다) 누가 말해주기 전에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말해주기 전에는 확신할 수 없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을 확신하기 전에는 확인할 수 없다 방 안을...
설평선은 말이 없다 대답이 없다 글 조슈아 리 (써리 교민, 밴쿠버 필그림교회) 드넓은 설평원에 남겨진 우리 가족 얼마나 멀고 먼지 가고픈 남쪽 나라 가슴이 터지도록 불러 보아도 설평선은 말이 없다 대답이 없다. 주일이 나에게는 가장 바쁜 날이다. 늦어도 아침 7시까지는 일어나야 하기에 겨울에는 언제나 일어날 때 한참 캄캄하다. 내가 먼저 일나서 준비 얼른 해놓고 레디고우가 되면 자는 식구들 깨워서 대충 Safari 벤에 싣고서 `부르릉` 캘거리로 향한다. 가다가 ...
가평 언덕에 고인 고귀한 영혼 시리도록 푸른 그대 누운 땅 위로 눈 섞인 비 울음 쏟아져 내립니다. 낯선 동방의 작은 나라에서 자유수호를 위해 떨군 선홍빛 붉은 당신의 혈흔 차마 잊겠습니까? 포성과 탄알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마지막 순간 떠올렸을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까르르 어르던 웃음 한 점 아이. 뉘라서 그 고통 감내할 수 있겠습니까? 뉘라서 그 슬픔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천길 만길 가슴이 울부짖던 그 함성 육십 년이 지난 오늘도 서릿발처럼 서려 여기...
뇌는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것만 골라서 저장하고 기억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보고 듣고 경험하는 모든 것이 기억되지 않는 이유이다. 뇌는 어떤 것은 선명하게 기억하고 또 어떤 것은 전연 기억하지 못한다. 선별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모든 것들을 저장한다면 뇌가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을 훨씬 초과하게 될 것이다. 결국 뇌가 저장해놓은 컨텐츠가 나의 삶이 되는 셈이다. 거의 비슷한 환경에서 같이 살아왔더라도 각자의 삶이 달라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뇌가 선별하는 조건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