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박소율 비오는 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아침이다. 침대에서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창문으로 비쳐 오는 햇살에 눈이 부셨다. 세수하고 학교를 가는 어렵지도 않게 했던 일상의 루틴들이 오늘 따라 더 버겁게 느껴졌다. 너무 밝게 빛나는 아침 햇살이 나의 정신을 지배했고 생각과 의지가 멈춰 버린 것 같았다. 밀려오는 학업과 불편한 친구들을 학교에서 마주하는 것이 나의 힘듦에 대한 이유겠지만 어두운 곳 하나 남겨두지 않겠다는 듯 모든 것을 모조리 비추는 밝은...
윤문영 불현듯 차 안에 굴러 다니는 아직도 빛나는 은색의 팔찌 공연 날 당일을 불러 일으킨다. 화려하다면 화려하고 소박하다면 소박하고 각자 이름 붙이기 나름이었던 공연. 우리는 이제 제 자리인 일상으로 돌아왔다. 다만 사진과 기억의 도구 만이 우리 곁에 우두커니 기억을 되새김하게 한다. 차 안에 굴러 다니는 은색 팔찌 가만히 보면서 공연이 끝나고 바쁘게 가방을 집어 놓으면서 틈 사이로 빠져나간 그 날의 팔찌의 표정이 묘연 하다. 내 얼굴 표정이 묘연 했을까. 공연이란...
윤문영 마음이 편하다 편한 마음에는 아무것도 없다. 텅 빈 방은 편하다 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텅 빈 방, 중학교 여학생이 가방을 휙 던져 놓는다. 덩그라니 가구 몇 점이 전부 인 방에는 누가 왔다 갔는지 따뜻하다. 누가 왔다 간 방은 따뜻하다. 한 자락이라도 방의 온도를 재고 간 나의 어머니 손, 어머니는 일 하시다 마시고 땀으로 범벅된 얼굴로 막내 딸 찬 방에서 떨까봐 손으로 아랫목을 만지시고는 급히 일을 하러 가셨다. 34 세....
제 취미는 달리기, 그리고 오래 걷기입니다. 달리고 걷다 보면 근육의 자극을 느끼려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죠. 결국에는 견디기 힘들 정도로 지치게 되는데, 그 감각이 바로 보상입니다. 제 옷차림에서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모자입니다. 한국의 참전용사회에서 제게 준 물건이죠. 그 모자는 한때 어두운 색깔에 흠이나 실밥 하나 없는 새것이었지만, 포트 알버니의 산속에서 폭설과 싸늘한 빗방울을 맞고 한국에서 습한 공기와 뜨거운 햇빛을 맞으며 낡아졌습니다. 이제 저는 매주 길가를...
윤문영 참 맛, 노래에 빠지다 맘마미아에 빠지다 가사에 빠지다 가사에는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 속에는 음악과 사랑이 있다 아바의 페르난도는 멕시칸 혁명 내전때 만난 두 전우가 다시 휴양지에서 만나 그때 전쟁터에서 일어난 일을 회상하며 서로의 전우애를 대화의 형식으로 풀어 나가는 멜로디가 아주 감미롭다. 그들은 그 당시에는 젊었고 힘들고 총소리가 무서웠지만 별이 빛나는 밤에는 그들의 자유를 위하여 별이 빛났고...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새로운 청동 기념패가 곧 한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캐나다 현지 한 주물공장은 무게 7킬로그램, 길이 47센티미터의 청동 기념패를 주조했습니다. 기념패 문구들은 영문과 한글로 쓰여져 있고 가평전투기간 인 1951년 4월 23일부터 25일까지 가평군 북면 677고지에서 전사한 10명의 캐나다 군인들의 이름을 새겼습니다. 본인은 작년 9월 주한캐나다대사관 무관실과 가평군청 대외협력팀 서대운 주무관의 협조하에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여 금년 4월 밴쿠버에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