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7일 ThursdayContact Us

[Feature] “곰은 나타나는데… 대책은 어디에?”

2026-08-27 12:08:49

포트 코퀴틀람 블레이크번 라군스 공원에 설치된 ‘Bear Aware’ 안내판이 공원 이용객들에게 곰 출몰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프로그램 관계자들은 최근 곰 안전 교육과 홍보 활동이 사실상 중단된 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BC‘베어 스마트’ 사실상 유명무실

주정부 지원 공백에 주민·환경단체 우려

BC주 전역에서 곰과 주민이 조우하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주정부가 대외적으로 자랑해 온 야생동물 보호 정책인 ‘베어 스마트’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두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경 단체들은 지자체가 사람과 동물의 안전을 지키는 데 필요한 주정부 차원의 지원을 제대로 받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베어 스마트’는 쓰레기 등 곰을 유인하는 요소를 관리하고 조례를 강화하며 주민 교육을 실시해 인가 인근의 곰 갈등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자율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현재 BC주 내 13개 지자체가 참여 중이다. 2022년 시행 이래 BC주는 야생동물 갈등 예방의 모범 지역으로 꼽혀왔으며, 이 프레임워크는 캐나다 다른 지역과 미국에서도 벤치마킹 될 정도였다.

하지만 야생동물 보호 단체 ‘퍼베어러스’의 레슬리 폭스 대표는 주정부 정보공개(FOI) 청구로 확보한 문서에 따르면, 베어 스마트 프로그램이 환경부에서 수자원 ·토지· 자원관리부로 이관된 이후 사실상 방치 상태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폭스 대표는 “현재 베어 스마트 전담 인력이 전혀 없으며, 신규 지자체 신청도 받지 않고 있다. 기존 베어 스마트 지정 지자체에 대한 감사 작업도 모두 중단된 상태”  라며 “지금으로선 유명무실한 프로그램에 불과하다. 주정부가 정작 막중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허울뿐인 간판만 내걸고 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말 확보된 FOI 문서에 따르면 관련 보직이 공석으로 남겨지고 관할 주체가 불분명해지면서 프로그램 추진력이 완전히 상실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혼란은 2025년 2월 웨스트 쿠트니 지역의 야생동물 보호관 벤 비틀스톤이 보낸 이메일에서도 확인된다. 당시 비틀스톤은 카슬가 시가 베어 스마트 인증 갱신 방법을 문의해 오자 “현재 베어 스마트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고 적었다.

2025년 5월 또 다른 이메일에서는 야생동물 생물학자 숀 오도노반이 해당 프로그램의 부처 이관 사실을 처음 접하고 “처음 듣는 소리”라며 당황해하는 모습이 담겼다. 오도노반은 이어 체계적인 관리 체계의 가치를 강조하며 “엘크 밸리 지역 지자체들과 이 문제를 논의해 왔는데 주정부가 프로그램을 중단했다고 말해야 한다면 매우 절망적일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야생동물 갈등 예방 단체인 ‘와일드세이프BC’의 크리스티나 발레스 행정관 역시 이 프로그램이 “사실상 동력을 완전히 잃은 상태”라고 전했다.

부처 측은 해명에 나섰다. 수자원·토지·자원관리부 야생동물국의 로건 웬햄 국장은 “범정부 차원의 대응과 함께 BC 야생동물보호관청(COS)과의 협력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미 수년 전부터 난기류의 징후는 포착됐다. 2022년 포트 무디와 북밴쿠버 시는 인증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고용하려 했으나, 주정부는 담당 공무원이 직접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이를 거절했다. 두 지자체는 결국 2024년에야 베어 스마트 지위를 획득했다.

벨라 쿨라 밸리에서 곰 관찰 가이드 겸 교육자로 활동하는 엘리 램은 베어 스마트를 ‘최고의 표준’이라 칭하며 “관리는 부실하지만 지자체들은 곰과 지역 사회를 위해 모멘텀을 잃지 않으려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폭스 대표는 야생동물 관할권은 주정부에 있지만, 쓰레기 관리나 유인물 관련 조례 단속 등 곰의 인가 적응을 막는 실질적 조치는 지자체 소관이라고 짚었다. “지자체는 주정부를 손가락질하고, 주정부는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곰과 지역 주민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곰과 지역 주민만 피해

실제로 2026년 들어 곰 관련 인명 사고와 그에 따른 포획 폐사는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메이플 리지에서 3세 아동이 곰의 공격을 받은 후 해당 곰이 처분됐고, 코퀴틀람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남성을 공격한 곰이 폐사 처리됐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공공 안전을 이유로 보호관에 의해 사살된 곰은 73마리에 달하며, 13마리는 상태 악화로 인도적 포획 폐사됐다. 2025년 한 해 동안에는 총 178마리가 사살되고 33마리가 포획 폐사된 바 있다.

한편 BC 환경부는 베어 스마트 프로그램이 폐지된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면서도 “현재로서는 프로그램을 확대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인정했다. 주정부는 베어 스마트 프로그램과 관련해 지자체에 직접적인 예산을 지원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