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7일 ThursdayContact Us

여우비 / 윤문영

2026-08-27 13:12:21

마른 하늘에
비가 내린다

하늘은 맑은 데
한가운데 텅 빈
동그라미 모양

너의 자리가
덩그렇다

아무것도
적시지 않고

오직 한 가운데
몸에 닿을까
애써 오무리며

한 글을 쓴다

비가 아닌 것 같은
비가 내린다

비밀이 많은
따옴표,

바로 한 가운데

아무 것도
다치지 않게 하려는
애 쓴 흔적

오직 한 줄이 내린다

많이 내릴 줄 모르는 너는
곧 그칠까바 너는

뚜둑 뚝 뚝 하다가
잠시 생각에 잠긴

지난한 길위에
동그라미 성하게
그어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