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례없는 시대에 접어든 캐나다 여당은 마크 카니를 선택했다.
카니의 영입 시도는 오래전에도 있었다. 2012년 여름에 연방 자유당이 그에게 구애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같은 해 카니에 따르면 스티븐 하퍼 전 수상은 그에게 재무장관이 되고 싶은 지 물었다. 저스틴 트루도도 마크 카니를 영입하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니는 지난 2012년 일간지 글로브앤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정치계는 낙관주의자들의 세계이며 나는 현실주의 세상에 살고 있다.”라고 말해 정치입문에 관심이 없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제 카니는 정치계에 두 발을 단단히 딛게 되었지만 2025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현실, 즉 캐나다에 실질적이고 다각적인 위협을 가하는 미국 대통령에 직면해 있다. 카니는 불과 7주 전 선거운동 시작에서 정치경력에 대한 부족함을 미덕으로 홍보하며 “지금은 일반적인 정치를 할 때가 아니다.” 라며 경제통인 자신의 경력이 필요함을 피력했다.
“캐나다인들은 새로운 위협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계획을 요구하며, 새로운 도전이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마크 카니
알버타주에서 성장한 마크 카니는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로 캐나다 경제를 이끈 성과를 높이 평가받고 있다.
올해 59세인 네 아이의 아버지 카니는 캐나다중앙은행 총재, 외국인 최초 영국 중앙은행 총재를 역임했고 유엔 기후행동 특사, 브룩필드 자산운용 회장, 골드만삭스 재정가로 활동했다.
그는 이제 자유당의 14대 당수이며 곧 캐나다의 24대 총리가 될 것이다. 이제 질문은 그가 총리가 될 사람인지 아니면 잠시만 총리직에 머물 사람인지 여부이다.
터너 와 이그나티에프의 경고
현재와 비교하기 어렵지만 카니와 유사한 과거 사례가 있다: 존 터너와 마이클 이그나티에프이다. 자유당이 트루도 총리의 아버지인 피에르 트루도 당시 총리를 교체했을 때 터너가 불운한 승계자가 되었다. 정치 외적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온 인물인 이그나티에프도 자유당이 선택했지만 그 선택도 결국 나쁘게 끝났고 간접적으로는 자유당을 트루도 가문으로 다시 이끌었다.
이그나티에프는 오랫동안 카니와 비교 대상이었다. 캐나다 외교관의 아들인 이그나티에프는 똑똑하고 품위있는 저명한 지식인이자 작가로 평가된다. 그러나 정치를 숙달하는데 실패했고 2008년 집권 당시 자유당이 절실히 필요로 했던 리더십, 조직,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후 치룬 2011년 선거에서는 1984년 터너가 세운 역대 최저치를 밑도는 당 역사상 최악의 결과를 냈다.
카니의 정치적 능력은 여전히 시험 중이다. 하지만 카니는 최고 수준의 정부에 관여해 왔으며 이미 이그나티에프 보다 정치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 지, 즉 캐나다 경제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는 것에 대한 더 명확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제 카니는 첫 선거인단 경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고 2013년 트루도가 낮은 경쟁에서 얻은 총 득표율을 넘겼다.
트루도 정부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지쳐가면서 자유당은 뭔가 다른 것이 절실했고 카니는 수락 연설에서 6번이나 사용한 단어인 변화를 대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위치에 있었다. 그의 독특한 이력서는 그가 진지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더했다.
“캐나다인들은 새로운 위협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계획을 요구하며 새로운 도전이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트루도가 도입한 탄소세도 곧 취소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자유당의 의도와 목적을 고려할 때 카니가 데일리 쇼에 출연하고 미국 텔레비전의 주목을 받는 순간 이 선거는 이미 이겼는지 모른다. 더욱 중요한 것은 카니가 자유당에게 다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진정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믿는 여론조사이다.
카니와 마찬가지로 터너도 오랜 재임 기간동안 자유당의 운명을 되살리는 듯했다. 그는 전직 재무장관이었지만 정부 외부에서 비즈니스 세계에 대한 자격을 얻었다. 1984년 봄, 터너는 장 크레티앵을 여유롭게 이겼고 유리한 여론조사에 힘입어 곧바로 선거에 출마했다. 그리고 그때 모든 것이 무너졌다. 터너는 선거운동을 할 준비가 되지 않은 정당, 적대적인 언론, 후원 스캔들, 그리고 자신의 실수로 인해 혼란에 빠졌고 더 잘 조직되고 자금력이 좋은 진보 보수파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터너의 총리 재임 기간은 역사상 두 번째로 짧은 79일 만에 끝났다.
피에르 포일에브의 보수당은 이미 카니가 당선되기 전부터 그를 공격하는 미디어 광고를 시작했다. 다른 조건이 동일했다면 보수당은 거의 10년에 걸친 자유당 집권을 끝내고 다음 선거에서 승리할 승산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비교할 수 없는 것은 캐나다와 캐나다 선거 역사상 전례가 없는 도널드 트럼프의 존재와 그의 지속적인 위협에 직면한 것이다.
카니, 새 투표 의제에 부합할까?
지난 주말 뉴욕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 대통령의 불만 목록에는 유제품 부문, 은행 규제, 국가 판매세 뿐만 아니라 캐나다와 미국을 구분하는 국경까지 포함되어 있다. 트럼프는 파이브 아이즈 정보 네트워크, 북미 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오대호를 관할하는 협정을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예로 글로브 앤 메일은 트럼프가 컬럼비아강 조약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또 새로운 관세가 부과될 수 있고 거의 전 품목에 대한 관세가 4월 2일에 발표될 수 있다. 그 시점에서 캐나다는 한참 선거 캠페인을 치룰지 모른다.
미국 행정부의 결정은 매일 바뀌는 수준이지만 캐나다 지도자들은 이 모든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의무가 있다. 트럼프의 존재가 정치 법칙을 중단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선거판을 뒤흔들고 선거 의제를 다시 쓰게 했다.
9일, 카니는 전국 tv를 통해 자신이 이 순간에 잘 어울렸을 뿐만 아니라 폴리에브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연방 보수당 지도자 폴리에브는 단순히 미국 대통령에 맞서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의 정치가 미국에서 벌어지는 경기와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카니는 “트럼프는 분열하고 정복하려는 계획으로 우리를 약화시킬 수 있다” 라며 “폴리에브 당수의 계획은 우리를 분열시키고 정복당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카니는 포일에브의 금융과 민간부문의 경험 부족을 강조하면서 자신은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수락연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변화”라는 단어 다음으로 두번째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건설”이었다. 그는 전시와 비유하며 “우리는 이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속도로 성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카니는 적어도 슬로건의 가치를 잘 알고 있다. 그가 사용하는 슬로건 ‘강한 캐나다’는 의심할 여지 없이 폴리에브의 ‘캐나다 우선주의’를 한 단계 높이기 위해 선택되었다.
이제 캐나다인들은 마크 카니가 이 가장 힘든 순간에 그 목표를 얼마나 잘 전달할 수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