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리학자인 수잔 맥도날드에게 까마귀는 마치 친구 같다. 밴쿠버 키칠라노에 있는 그녀의 집 마당에는 까마귀집이 있다. 그녀는 까마귀들이 매우 영특하다고 말한다. 그녀의 집 마당 까마귀집에 까마귀들이 항상 오지 않으며, 그녀가 보여야만 까마귀들이 까마귀집에 모습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지능 높아 사람 얼굴 인지
영특한 머리로 문제 해결 등
주민 5%만 부정적 입장 취해
하지만 밴쿠버 지역 모든 주민들이 까마귀들을 반기거나 좋아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봄철이 되면 까마귀 떼가 사람들에게 집단적으로 달려들어 공격을 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온타리오주 요크 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인 맥도날드는 토론토와 밴쿠버를 오가며 수업을 하고 있다. 그녀는 까마귀를 혐오하는 주민도 있지만 많은 수의 밴쿠버 주민들은 까마귀를 좋아하고 오히려 반긴다고 말한다. 그녀는 말하기를, 까마귀는 다른 조류들에 비해 지능이 높아 사람의 얼굴을 인지할 뿐 아니라, 영특한 머리를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매우 사회적인 조류라고 설명한다.
그녀는 랑가라 대학 심리학과의 로라 아담스 교수와 최근 로워 메인랜드 지역 거주 주민 수 백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조사대상 주민들의 67%는 까마귀에 대해 긍정적 관점을 갖고 있으며, 오직 5%만이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고 한다.
한 편, BC야생동물구조협회는 까마귀들이 새끼에 대한 보호본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봄 철 까마귀 둥지에 접근하는 일은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한다. 까마귀들이 덩치가 작은 어린 아이들에게 집단적으로 공격을 가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담스 교수는 “대부분의 주민들은 일부 까마귀 떼의 공격을 받은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까마귀들을 친숙하게 대한다”고 한다.
이들 주민들 중에는 까마귀와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흥미로운 일도 있다. 한 까마귀는 범죄 현장에서 무기로 사용된 칼을 입에 물고 달아나기도 하며, 스카이 트레인역에 자주 등장해 주민들이 ‘캐눅’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까마귀도 있다.
이번 조사에서 주민들의 53%정도는 까마귀가 밴쿠버를 상징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4-7월경에는 까마귀의 새끼 보호 본능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이므로 이 때 특히 주민들의 주의를 당부한다고 야생동물구조협회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