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신뢰지수 하락세 지속
월드컵 특수 기대 속 고용시장은 ‘빨간불’
2026 FIFA 월드컵 개최에 따른 경제 효과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BC주의 전반적인 기업 환경과 고용시장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캐나다 통계청의 최신 고용 통계에 따르면 BC주는 지난 5월 한 달 동안 2만5,000개의 일자리를 추가했지만, 지난 1년간 기준으로는 총 2만9,6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인 월드컵 특수보다 경제 전반의 체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캐나다 통계청의 최신 경제활동인구 조사에 따르면, BC주는 지난달 순수증가 기준으로 2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운송 및 창고업(10,200개), 숙박 및 음식점업(5,700개), 기타 서비스업(6,500개) 등에서 비교적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건축 및 비즈니스 서비스(4,600개 감소), 도소매업(2,200개 감소) 등 많은 부문에서는 고용 감소세가 지속되었다.
이처럼 5월의 고용 지표는 겉보기에 긍정적이지만, 그 이면에는 지난 1년간 BC주 경제 전반이 겪은 막대한 손실이 가려져 있다. BC주는 지난 한 해 동안 무려 29,600개의 일자리를 잃었다. 가장 타격이 컸던 업종은 도소매업, 부동산업, 천연자원 부문 등이다.
캐나다 독립사업자연맹(CFIB)의 라이언 미튼 BC주 입법 담당 이사는 2024년 9월부터 2025년 8월까지 4분기 연속으로 새로 문을 연 기업보다 문을 닫은 기업이 더 많았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동안 BC주에서는 창업한 기업보다 폐업한 기업이 무려 2,906개나 더 많았다. 이는 동기 대비 7,725개의 기업이 감소한 온타리오주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842개 감소에 그친 알버타주와 비교하면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미튼 이사는 지난달 CFIB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중소기업의 신뢰 지수가 5월 한 달 동안에만 5.7포인트나 하락했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치솟는 사업 운영 비용, 우크라이나 및 중동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불확실성, 그리고 도서(장부 정리) 및 보안 서비스까지 주 판매세(PST) 부과 범위를 확대하기로 한 BC주 정부의 결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는 “우리는 이제 기업들이 새로 생겨나는 속도보다 문을 닫는 속도가 더 빠른 임계점에 도달했다”며, “소상공인 세율, PST 확대, 고용주 건강세(EHT) 같은 온갖 비용 부담이 기업가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으며, 그들은 이제 ‘더 이상 사업을 할 가치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고용주나 소상공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낙타의 등뼈를 부러뜨리는 마지막 짚새기 하나가 계속해서 쌓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야말로 ‘천 번의 미세한 자상이 불러오는 서서히 진행되는 죽음’과 같다.”
라비 칼론 BC 고용부 장관은 소상공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해한다면서도, 이번 월드컵이 기업들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그는 현재 최종 투자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LNG 캐나다 2단계’ 프로젝트와 같은 민간 부문의 대규모 사업이 BC주의 비즈니스 환경을 호전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칼론 장관은 월드컵에 대해 “대부분의 비즈니스 리더들도 BC, 밴쿠버, 그리고 캐나다로 이 정도 규모의 전 세계적 관심을 끌어오는 것이 우리 비즈니스 커뮤니티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 동의하고 이해할 것”이라며, “과거 LNG 캐나다 1단계와 같은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을 때도, BC주 전역의 지역 기업들로 약 40억 달러의 자금이 흘러 들어가는 효과를 본 바 있다”고 설명했다.
젠 라이리 BC주 상공회의소 회장 겸 CEO 역시 월드컵과 같은 초대형 이벤트와 LNG 캐나다 2단계 프로젝트를 통한 투자 유치가 비즈니스 업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많은 소상공인들이 한계에 부딪혀 있다는 사실을 주 정부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이리 회장은 “지금이 모든 기업에게 힘든 시기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이번 기회가 더욱 특별하다. 전 세계가 BC로 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와 상공회의소의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독립 계약자 및 비즈니스 협회(ICBA)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족 핀레이슨은 BC주가 현 NDP(신민당) 정부의 역대 최대 규모인 133억 달러의 재정 적자 전망과 사업 운영 비용 상승으로 인해 경제적 하향 나선(우하향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 지출에 대한 대대적인 칼질 없이는 이 흐름을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 재정 위기의 책임자로 데이비드 이비 주 수상을 정조준했다.
핀레이슨은 “BC주처럼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도 이를 통제하거나 부채 증가를 억제할 신뢰할 만한 계획이 없다면, 엄청난 불안감을 키울 수밖에 없다. 앞으로 몇 년간 잠재적으로 꽤 큰 규모의 세금 인상이 잇따를 텐데, 이는 기업 신뢰도에 매우 치명적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내 관점에서 이비 정부는 지난 4년 동안 BC주의 공공 재정을 완전히 망가뜨린 책임을 져야 한다. 결국 앞으로 2~3년 안에 우리에게 닥쳐올 그 어떤 경제적 압박도 견뎌내기 힘들 만큼 우리를 매우 취약한 상태로 만들어 놓았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