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대기 환자 10만 명 증가
일부 전문의는 신규 환자 접수 중단
BC주의 전문의 진료 대기 시간이 사상 최악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의료 시스템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전문의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 수는 130만 명을 넘어섰고, 일부 전문의들은 더 이상 신규 환자 의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BC주 의사회와 BC주 컨설턴트 전문의협회, BC주 가정의학과의사회가 공동 발표한 최신 조사에 따르면 전문의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는 지난해 120만 명에서 올해 13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나 1년 만에 10% 가까이 증가했다.
심장내과와 신경과, 정형외과 등 주요 진료과목의 대기 기간은 이미 1년을 넘어섰으며, 긴급 환자도 평균 4주, 준긴급 환자는 약 10주를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긴급 환자의 경우 진료과목에 따라 10개월에서 1년 이상 대기하는 사례가 일반화되고 있다.
의사들은 대기 시간이 ‘전례 없는 수준’에 도달했을 뿐만 아니라, 설문에 참여한 1,000여 명의 전문의 중 약 5%가 이미 밀려든 기존 환자 적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규 소견서(리퍼럴)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고 밝혔다. 또한 전체의 36%는 신규 환자 접수를 부분적으로 제한했거나 향후 1년 이내에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응답했다.
전문의들이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의료계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신경과 전문의이자 BC주 컨설턴트 전문의 협회장인 로버트 캐러더스 박사는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자멸하는 길”이라며 “대기 명단이 길어지고 전문의들이 비긴급 신규 환자를 받지 못하게 되면, 가정의 입장에서는 도대체 어느 병원으로 환자를 보내야 할지 알 수 없게 되어 의료 시스템 전반에 극심한 비효율의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의료 단체들은 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대기 명단 통합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포함한 대기 시스템 관리 계획 수립 ▲가정의와 환자를 위한 조기 지원 툴 도입 ▲의대 레지던트 정원 확대 ▲전문의 중심의 팀 기반 클리닉 케어 지원 등을 제안했다. 특히 대기 관리 계획의 일환으로 ‘서면 자문 수수료’ 신설을 촉구했는데, 이는 전문의가 대면 진료 전 일차적으로 가정의에게 서면으로 먼저 의학적 조언을 제공할 수 있도록 유도해 대기 시간을 줄이자는 취지다.
보건 당국이 수 년째 요구해 온 ‘대기 명단 데이터베이스’ 구축 제안을 수용할 것인지에 대해, 보건부 대변인은 구체적인 답변을 피한 채 조시 오스본 보건부 장관의 기존 성명만을 전달했다. 오스본 장관은 성명에서 “의사들과 긴밀히 협력해 전문의 진료 접근성을 높이고, 소견서 전달 경로를 현대화하며, 행정 부담을 줄여 전문의 인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의사 유치 및 유지, 의학 교육 확대, 진단 서비스 개선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캐러더스 회장은 장관이 문제의 심각성은 인지하고 있을지 몰라도, 현재 보건부는 현장의 핵심 문제를 완전히 오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가 발표하는 전문의 대기 시간은 대개 ‘전문의를 이미 만난 후 수술을 받기까지의 시간’을 의미한다”라며 “진짜 병원 문턱도 넘지 못하고 전문의 얼굴조차 보지 못해 발생하는 대기 병목 현상이 의료 시스템을 옥죄는 진짜 주범”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로 인한 의료 수요 급증과 지난 10년간 진행된 폭발적인 인구 증가가 시스템 과부하의 원인이라고 짚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문의의 80%는 환자들이 필요한 전문 진료를 제때 받지 못하고 있으며, 전문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가정의90% 역시 지난 1년 동안 환자를 전문의에게 보내는 데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으며, 동일한 비율의 의사들이 장기 대기 사태로 인해 심각한 도덕적 해이, 불안감, 그리고 번아웃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