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는 발언을 상품화한 셔츠, 모자, 스티커 등의 다양한 제품이 아마존 온라인 진열대에 올라오자 이에 화난 캐네디언들이 상품을 내리라고 촉구하고 있다.
“우리에게 이 상품들은 농담이 아니라 캐나다인의 정체성에 대한 위협”이라고 지난 2월 청원을 시작한 온타리오 주민 수 윌리엄스 던은 설명문에 썼다. 이 청원에는 4일까지 7만 명 가까이 서명했다.
아마존 웹사이트에서 ’51번째 주’를 검색하면 ‘캐나다를 다시 위대하게’ 라고 적힌 티셔츠, 모자, 미국 국기로 색칠된 캐나다 지도 스티커 등 다양한 품목이 뜬다.
아마존 상품 싸움은 양국 간 무역전쟁의 가장 최근 싸움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캐나다의 맞불 관세가 격렬하게 오가는 가운데 캐나다에서는 ‘캐나다산 구매’ 정서가 높아졌다.
아마존은 CBC 방송 뉴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문제의 상품들이 정책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사의 공격적 제품 정책 안내 페이지에는 “증오, 폭력, 인종, 성적, 종교적 편협함을 조장하거나 미화하거나 그러한 견해를 가진 조직을 홍보하는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고 폭력이나 폭력의 피해자를 그래픽으로 묘사하는 목록”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명시되어 있다.
아마존 웹사이트에 따르면 전담 팀이 불만사항을 모니터링하고 잠재적으로 공격적인 제품을 평가한다. 또한 “모든 제품의 메시지나 감정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모든 고객의 선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품을 선택한다.”라고 쓰여 있다.
은퇴 간호사 윌리엄스 던은 “아마존 웹사이트에서 이 상품을 처음 봤을 때 너무 충격적이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한다. 그녀는 아마존은 제품 정책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판매를 중단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브랜드 반격?
토론토 대학 법학 및 경영학 겸임 교수인 다니엘 차이에게 아마존이 이러한 종류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아마존은 돈을 좋아한다. 아마존 수익 모델은 상품의 정치성을 고려하지 않고 최대한 많은 상품을 취급하는 데에 기반하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고 선동적인 상품이 많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사실상 아마존은 “캐나다는 판매품이 아니다” 라 고 새겨진 모자처럼 ’51번째 주’의 수사에 반박하는 여러 상품도 판매한다.
아마존 뿐만이 아니다. 레드버블Redbubble과 엣지Etsy와 같은 사이트도 비슷한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이 두 웹사이트에는 캐나다를 지지하는 제품이 캐나다 합병 제품보다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월마트 온라인 사이트에도 ‘캐나다를 51번째 주’ 라 고 쓴 야구 모자 상품들이 여러 개 판매 되었지만 CBC 뉴스가 논평을 요청하자 해당 목록이 삭제되었다.
“미국 월마트에는 독립 판매자가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나열할 수 있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제품들은 타사 판매자가 올린 것이며 정책을 위반한다고 판단되어 사이트에서 삭제되었다.”라고 월마트는 밝혔다.
차이 교수는 “아마존이 캐나다 합병 제품 판매를 허용한다는 사실이 캐나다인 소비자들 사이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이 캐나다 최초의 노조가 있는 아마존 시설을 포함해 퀘벡에 있는 7개의 창고를 폐쇄하도록 명령해 노조 파괴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특히 그렇다.
차이 교수는 “이번 판매는 캐나다인에 신경 쓰지 않는 미국 대기업으로서의 아마존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준다.”라고 꼬집었다.
대중 항의가 미치는 영향
윌리엄스 던은 청원이 100만 명의 서명을 받는 것이 목표이며, 이를 통해 아마존이 행동에 나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드물지만 아마존은 이전에도 대중의 반발로 인해 상품을 철회한 적이 있다. 2018년과 2020년에는 옹호 단체와 의원들의 비판으로 인해 네오나치 및 백인 우월주의 제품이 사이트에서 삭제되었다.
미국 상품 구매나 방문을 거부하는 것은 캐나다인들뿐만이 아니다. 유럽에서도 미국제품 구매 반대 운동이 활발하다.
차이 교수는 아마존에 상품을 삭제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한다.
“이 청원이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실제로 매출이 감소하고 수익이 타격을 입는 것 뿐 이다. 아마존이 재정적 타격을 보지 않는 한 이 청원에 대해 행동을 취할 인센티브는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