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C주의 한 고령의 여성이 자신의 전 재산에 가까운 유산을 ‘남성 에스코트’에게 남기자, 유족들이 유언장에 법적 이의를 제기하며 소송전에 돌입했다.
CTV 뉴스에 따르면, 84세의 자넷 헨리씨는 생전 자신보다 수십 년이나 젊은 ‘전문 동반자 겸 남성 에스코트’ 사이먼 가스틴과의 관계에 깊이 빠져 100만 달러에 달하는 유산 대부분을 그에게 넘기는 유언장을 2021년 8월 작성했다. 그리고 3개월 뒤인 같은 해 11월 그녀는 세상을 떠났다.
유족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몰랐으며 최근 공개된 BC 대법원의 판결문에 따르면 헨리 씨의 유일한 가까운 친척인 질리언과 로스 서덜랜드 맥크론 남매가 유언장을 무효화하기 위한 법적 절차에 돌입했다.
“부당한 영향력 행사”
재판부는 이 사건에 대해 “고인의 유언이 본인의 자유의지로 작성된 것이었는지, 아니면 가스틴에 의해 영향을 받았는지를 가리는 것이 핵심 쟁점”이라며, “양측 관계가 지배적 구조였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헨리 씨는 자녀가 없었고 남편은 17년 전에 사망했다. 이후 헨리 씨는 다양한 남성 에스코트와의 만남을 통해 성적·정서적 동반자를 돈을 주고 고용해 왔으며, 가스틴도 그중 한 명이었다.
두 사람은 2021년 스카이프를 통해 처음 연락을 주고받았고 몇 달 후 직접 만나면서 관계가 깊어졌다. 그해 10월 가스틴은 헨리 씨의 자택에서 3일간 머물기도 했다.
법원은 이 관계가 “명백한 금전 거래 기반”이라고 판단하면서도 당시 코로나19로 인한 고립감 속에 헨리 씨가 취약한 상태였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또한 “가스틴이 헨리 씨를 지배하고 통제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언급했다.
가스틴 측 “헨리 씨가 오히려 주도권 있어”
반면 가스틴은 헨리 씨가 “독립적인 여성이었으며 자신의 의지로 나를 고용하고 만남을 유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헨리 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입장이었기에, “오히려 헨리 씨가 나를 지배하는 위치였다”고 반박했다.
이 사건은 오는 6월 말 정식 재판으로 이어질 예정이며 가스틴 측은 유족들의 소송이 “실익 없는 무의미한 주장”이라며 기각을 요청했으나 법원은 “유언장에 부당한 영향이 있었는지 여부는 정식 재판에서 가려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또한 두 사람 사이에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와 54세의 나이 차이 등 정황증거들이 “단순한 성적 거래 이상의 관계였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이 부분 역시 추후 심리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