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나의 어머니

윤문영   마음이 편하다 편한 마음에는 아무것도 없다. ​ 텅 빈 방은 편하다 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 텅 빈 방, 중학교 여학생이 가방을 휙 던져 놓는다. ​ 덩그라니 가구 몇 점이 전부 인 방에는 누가 왔다 갔는지 따뜻하다. ​ 누가 왔다 간 방은 따뜻하다. ​ 한 자락이라도 방의 온도를 재고 간 나의 어머니 손, ​ 어머니는 일 하시다 마시고 땀으로 범벅된 얼굴로 막내 딸 찬 방에서 떨까봐 손으로 아랫목을 만지시고는 급히 일을 하러 가셨다. ​ 34 세....

나의 오랜 동반자

제 취미는 달리기, 그리고 오래 걷기입니다. 달리고 걷다 보면 근육의 자극을 느끼려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죠. 결국에는 견디기 힘들 정도로 지치게 되는데, 그 감각이 바로 보상입니다. 제 옷차림에서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모자입니다. 한국의 참전용사회에서 제게 준 물건이죠. 그 모자는 한때 어두운 색깔에 흠이나 실밥 하나 없는 새것이었지만, 포트 알버니의 산속에서 폭설과 싸늘한 빗방울을 맞고 한국에서 습한 공기와 뜨거운 햇빛을 맞으며 낡아졌습니다. 이제 저는 매주 길가를...

몰두의 참 맛

윤문영   참 맛,   노래에 빠지다 맘마미아에 빠지다 가사에 빠지다   가사에는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 속에는 음악과 사랑이 있다   아바의 페르난도는 멕시칸 혁명 내전때 만난 두 전우가 다시 휴양지에서 만나 그때 전쟁터에서 일어난 일을 회상하며 서로의 전우애를 대화의 형식으로 풀어 나가는 멜로디가 아주 감미롭다.   그들은 그 당시에는 젊었고 힘들고 총소리가 무서웠지만 별이 빛나는 밤에는 그들의 자유를 위하여 별이 빛났고...

가평의 영웅들을 기리는 새로운 기념물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새로운 청동 기념패가 곧 한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캐나다 현지 한 주물공장은 무게 7킬로그램, 길이 47센티미터의 청동 기념패를 주조했습니다. 기념패 문구들은 영문과 한글로 쓰여져 있고 가평전투기간 인 1951년 4월 23일부터 25일까지 가평군 북면 677고지에서 전사한 10명의 캐나다 군인들의 이름을 새겼습니다. 본인은 작년 9월 주한캐나다대사관 무관실과 가평군청 대외협력팀 서대운 주무관의 협조하에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여 금년 4월 밴쿠버에 있는...

가평 방문기

제가 가평에 처음 갔을 때 우선 아름다운 자연에 압도되고 친절한 가평 사람들에 매료되었 습니다. 가평은 푸른 하늘과 장엄한 산이 만나는 공제선으로 둘러싸인 고장입니다. 특히 푸른 숲과 유유히 흐르는 강이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한국은 어디를 가나 걷기에 적합한 둘레길과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싸이클 도로가 광범위하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제가 경험한 그 길들은 넓고 깨끗하게 잘 관리되어 있어 처음 방문하는 여행객들도 이용하기에 아주 편리합니다. 특히 한국에서의 둘레길이나 싸이클...

봄비

봄이 왔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인생에도 겨울이 있고 봄이 있다. 나는 지금 분명 봄은 아니다 겨울도 아니다 싸늘히 흐르는 겨울의 찬 공기는 어렸을 적 옛 집을 생각 나게 한다. 우리 집 마당 앞에는 수돗물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내가 하는 일은 먼저 연탄 불에 물을 끓이는 일이다. 팔팔 끓는 물을 부엌에서부터 들고 나와서 새끼 줄로 꽁꽁 묶은 수돗물을 녹이는 일이다, 차가운 수돗물과 더운 물을 섞어 미근한 물로 만들어 그 물로 세수하고 학교에 갈 수가 있다. 요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