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생각

고향생각

윤문영 드르륵 톱날 소리 ​ 라디오가 아닌 유투브에서 들려 오는 뽕짝 노래 ​ 때마침 저녁은 지나가고 ​ 어느 여 가수의 가느다란 바이올린 같은 트롯 노래, ​ 조용한 저녁에 노을을 긋는다 ​ 저녁은 음악과 함께 스산히 흘러가는 데 ​ 더듬거리며 갈 길 잃은 마음의 냄새 ​ 기쁨인지 슬픔인지 ​ 즐거움인지 외로움인지 ​ 뜨문히 가슴에 찍히는 ​ 고향 생각, 톱날을 갈고 있는 ​ 사람의 머리위로...
제2회 청소년글짓기공모전 특별상 수상작

제2회 청소년글짓기공모전 특별상 수상작

특별상 윤성민 낯선 비   비(雨)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人心動搖). 비는 우리가 잊고 있던 감정을 일깨우고,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마음의 조각들을 적셔 새롭게 빚어내듯, 비는 기쁨과 슬픔을 함께 안겨준다. 따스한 봄비는 신선한 공기와 함께 새로운 시작을 알리며, 그 향기는 마치 세상이 새로워진 듯한 느낌을 준다. 차가운 겨울비는 적막과 고독을 더 깊게 하며, 창문을 두드리는 차가운 빗방울은 내면 깊숙한 곳까지 얼어붙게 한다. 비는 때로 아픔을 주지만, 그 아픔...
제2회 청소년글짓기공모전 장려상 A 수상작

제2회 청소년글짓기공모전 장려상 A 수상작

장려상 A 김강민 비의 소리   이렇게 비 내리는 밤엔 가끔 책상에 앉은 체로 나의 거친 일상을 잠시 멈춘다. 우선 손에 들고 있던 연필을 내려놓고 연필과 같이 나를 괴롭히는 모든 고민과 두려움을 잠시 잊은 체로 듣고 있던 음악도 잠시 멈추고 빗방울 하나하나 온 세상에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다. 듣다 보면 젖은 도로에 차 다니는 소리도 선명해지고 나는 점점 더 비의 소리에 빠진다.   그렇게 조금 있고 나서 창문 밖의 깜깜한 세상을 본다. 가로등 빛으로 겨우...
런던에서 열린 골든 주빌리

런던에서 열린 골든 주빌리

최금란 (전 밴쿠버 한인회장) 사람이 너무 많았다. 유명 관광지뿐만 아니라 공항이나 시내 거리엔 인산인해였다. 매년 영국을 찾았지만 이렇게 사람이 많은 것은 처음이다. 올해 유럽은 무척이나 더웠다. 가끔 국지성 홍수가 이어지면서 날씨 또한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유럽은 온통 사람으로 가득한 축제장 같았다.   신문에서 전하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과잉 관광이라는 말이 과장은 아니었다. 오버투어리즘은 관광지의 수용 한계를 초과하여 지나치게 많은 여행객이...
추석빔

추석빔

윤문영 어렸을 때 추석은 초록색 원피스였다 어렸을 때 추석은 하얀색 레이스 달린 양말이었다 어렸을 때 추석은 빨강 구두였다 ​ 어렸을 때 추석은 어머니가 일 하시다 어떤 번득이는 생각에 주섬 주섬 앞치마에 돈 지갑을 만지고 급히 추석빔을 사러 가셨던 유일한 휴식이었다 ​ 딸 들에게 줄 옷을 여기 저기 둘러보고는 제일 강렬한 색, 초록, 빨강을 고른 어머니 어머니의 기쁨이 순간 물감처럼 옷 색깔에 번졌다 ​ 옷을 건네는 어머니는 마음 가득 담겨 흐르는 미소를 참지 못하셨다 ​...

제2회 청소년글짓기공모전 장려상 A 수상작

장려상 A 김예준 그리움, 성찰, 격려, 그리고 희망   “예준아~ 할아버지랑 같이 산책할까?” “할아버지, 지금 밖에 비가 오는데?” “그러니까…!” 2019년 가을, 우리 가족은 외할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급하게 한국으로 출국했다. 건강 하셨던 할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셔서 안타까움이 더욱 컸다. 장례식 내내 비가 추적 추적 내렸다. 비를 좋아하셨던 할아버지를 위해 하늘이 주는 선물 같았다. 캐나다로 돌 아온 이후에도 그 해 가을과 겨울에는 유난히 비가 많았던...